가끔일까 종종일까 화장실 거울 앞에서 머리를 깍아본다. 스스로. 짧은 머리 깍을때 쓰는 가정용 이발기로 편하게 깍는게 아닌 가위를 들고 말이다. 내가 머리 깍는 것을 배워본것도 아니고 사실 미용실도 몇번 가보지 못했지만 그저 혼자 이리저리 거울을 앞뒤로 훑어대며 싹둑싹둑 잘라낸다. 겁도 없다. 혹여 쥐가 파먹은 머리가 되더라도 크게 게의치 않는다. 물론 남들이 보기엔 뭐라 그럴 수 있지만, 아니 뭐라 그러지만 그것도 잠시일뿐 어느새 그 자리는 다시 조용히 원래대로 돌아가 있다.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장례식장에서의 많은 어른들이 하는 얘기처럼. 깍으면서 오랜동안 눈 코 입 볼 귓볼 귓바퀴 이마 목 등 다양한 신체 부위를 유심히 보기 마련이다. 태어난 이후 자기 얼굴을 자주 보는 사람은 많지만 많은 부분을 꼼꼼히 살펴보지 않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나 역시 그렇다. 이 시간을 통해 살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목 뒤에 오리온 자리의 벨트처럼 일렬로 난 점이 있는것. 그 중 하나는 점도 아니고 뭔가 살짝 튀어나왔는데 아픈것도 아닌 것을 알아차리는것 처럼. 스스로를 뒤돌아 보고 파헤쳐 보고 분석하는 시간들. 누구에게나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리고 겁없이 시도를 해보는것. 결과물은 나의 노력에 달려있기에 최선을 다하면서 즐기면 되고, 좋은/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한 행위에 대한 준비와 분석들 이 모든것들이 모여 나를 이루지 않나 생각한다. 자기 성찰의 필요성을 느끼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오늘도 이렇게 자기성찰을 한다는 핑계처럼 글을 쓰는 나는 머리를 깍았다. 마무리 하다 귓볼을 베였다. 피가 똑똑 떨어졌다. 처음 당한 경험이지만 아프지 않았다. 그저 후회하고 있는 중이다. 마지막 가위질 한번만 안했다면 이런 결과가 없었다는 것을 느끼면서 아쉬워 한다. 그래도 즐거운 하루였다. 핑키 퐁키 몽키 동키. 핑키 퐁키 몽키 동키.
등에서 따끔거리는 2군데가 있다. 에잇. 귀 찮 네.
핑키 퐁키 몽키 동키!!!!